사실 낯선 장소를 찾는 것뿐 아니라 새로움을 추구하는 다양한 시도가 뇌에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는 동물실험 결과는 많이 나와 있다. 예를 들어 톱밥을 깔고 물병을 꽂아둔 게 전부인 우리에서 지낸 생쥐에 비해 미로와 쳇바퀴 등 탐색하거나 놀거리가 많은 우리에서 지낸 생쥐가 스트레스도 적고 인지능력이 뛰어나며 더 오래 살았다.
신경과학의 관점에서도 이런 관계는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다. 뇌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영역인 복측 선조체(Ventral Striatum)는 보상과 새로움에 대한 정보도 처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 행복감이 큰 사람들은 뇌의 복측 선조체가 더 활성화되어 있지 않을까?
연구자들은 이를 확인해보기 위해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피험자들의 뇌활동을 측정했다. 그 결과 방랑 엔트로피가 크고 행복감이 높게 나온 사람들이 대체로 복측 선조체와 해마의 연결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는 공간적 기억에 관여하는 부위다. 즉 새로운 장소를 찾을 때마다 해마와 복측 선조체가 정보를 활발히 교환한 결과 둘 사이의 연결성이 강화되게 뇌의 구조가 바뀐다.
몇몇 심리학자들은 ‘마음챙김(Mindfulness)’의 관점에서 이런 현상을 설명한다. 마음챙김이란 쉽게 말해 ‘지금 여기’에 충실한 마음의 상태다. 반대로 몸은 지금 여기에 있지만 마음은 과거나 미래 또는 다른 장소에 가 있는 상태를 ‘마음놓침(Mindlessness)’이라고 부른다.
새로운 자극 없이 매일 똑같은 일과를 반복하다 보면 우리는 마음놓침 상태에 머무르기 쉽다. 현재는 소홀히 한 채 과거의 사건을 떠올리며 후회를 곱십거나 원망을 내뱉기도 하고 미래의 이런저런 상황을 설정하면서 사서 걱정을 하기도 한다. 그 결과 불행감이 커지고 심해지면 우울증이나 불안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뇌가 마음챙김 상태, 즉 지금 여기를 해석하는 데 전념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꼭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다. 마트에서 속이 노란 수박을 봤다면 한번 사서 먹어보는 것도 기분전환이 될 것이다. 속이 빨간 수박과 맛까지 다를지 확인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커피나무 화분을 사 집안에서 돌보며 꽃이 피고 열매가 익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