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휴먼 터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들과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의 푸드 레스큐 히어로(Food Rescue Hero)는 식품을 기부하고자 하는 단체와 식품이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주는 앱 서비스를 운영한다. 식료품점이나 식당이 기부를 원하면 앱을 통해 기아 단체에 배송해 준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팔리지 않고 버려지는 식품을 소비자와 이어주는 푸드 쉐어링 앱인 일본의 타베테(TABETE) 또한 비슷한 사례이다. 이들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기아와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휴먼 터치가 가장 빛을 발하는 분야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에이지 테크(Age Tech)이다. 일본의 스타트업 미하루(MIHARU)는 젊은 직원이 정기적으로 노인을 방문해 마치 손주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더 메이트’를 시작하였다. 창업자인 아카키 씨는 87세인 자신의 할머니가 골절상을 입자 누군가 돌봐 줄 사람은 필요했지만, 간호인은 원하지 않았던 경험을 통해 비즈니스를 구상하였다. 몸은 아프지만 스스로 일상이 가능해 전문 도우미가 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고령자에게는 간병인이 아닌 친구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비즈니스가 되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서비스가 운영 중이다. 젊은 직원을 노인 가정에 파견하는 서비스 파파(Papa)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도와 함께 이동하거나 장을 봐서 같이 요리하는 등 일상의 한 부분을 나눈다. 이 서비스도 직원이 단순한 도우미가 아닌 고령자와 친근한 관계를 만들어 간다는 점이 커다란 차별점이다.
하루종일 디지털 기술에 둘러싸여 살아가지만 정작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은 사람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다. 그렇다고 사람의 온정을 무작정 서비스에 녹일 수는 없다. 읽히지 않는 사람의 마음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앞서 소개한 손주 구독 서비스 또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할머니의 감정을 포착함으로써 비즈니스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사회와 가족에게 짐이 되기는 싫지만 그렇다고 요양원 같은 시설은 싫은 고령자들에게는 무엇보다 친밀한 관계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마음을 움직이는 휴먼 터치인 셈이다. 넘치고 넘치는 다이어트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으로 다이어트 코칭 앱의 가치가 될 수 없다. ‘다이어트’라는 힘든 여정을 함께해주는 ‘응원단’이 필요하다는 인간 감정에 대한 이해가 핵심이다.
잠시 주변을 진심이 담긴 시선으로 둘러보자. 무심코 지나쳤을 누군가의 결핍을 발견한다면 따스한 인간의 온도를 담은 아이디어로 채워줄 수 있다. 여전히 기술은 인간의 손길에서 만들어지고 인간을 향해 발전하면서 단절의 시대에 사는 인간을 위로하고 있다.